템플 그랜딘


지난달에 클레어 데인즈가 콜베어 르포에 나와서 탬플 그랜딘의 생애를 다룬 HBO 영화를 찍었다는 소식을 전했다. 많은 사람이 그렇듯 나도 올리버 색스의 책에서 탬플 그랜딘 이야기를 처음 듣고 <어느 자폐인 이야기>를 읽었다. 자신은 사람이 사람을 만나서 사랑하는 마음을 평생 모를 거라고 담담하게 이야기할 때 눈물을 쏟았다. 나는 그저 일 년에 한 두 번 누군가를 두 팔 벌려 안을 수 있으면 충분하다. 바다를 보러 가는 것처럼 한 두 해 걸러도 괜찮고 십 년에 한 번이라도 괴로울 일은 아니다. 그러나 세상에 왔으니 떠나기 전에, 이 세상을 내가 오기 전보다 좀 더 낫게 만들고 싶다. 그러지 못할 때 일상이 괴롭고 인생이 슬프다. 탬플 그랜딘을 만나서 얻은 깨달음은 자폐이거나 아니거나 하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. 문제는 그 뒤에 숨어서 나는 원래 그러니 세상이 인정해 주길 바라는 자세다.

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탬플 그랜딘을 세상으로 이끌어준 선생님이 세상을 떠난 순간이다. 장례식에서 작별 인사하라는 말에 지난번에 선생님을 만나서 헤어질 때 인사했는 걸요 하고 대답한다. 선생님은 여기 없으니 인사할 수 없다. 살아서도 영영 다시 만나지 못하는 것이 인생이고 노래 가사처럼 정말 우리는 매일 이별하며 산다.

by 라임콕 | 2010/04/11 14:07 | 눈길끄는사람 | 트랙백 | 덧글(0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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